북한이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을 하는 남한 민간단체들에 식량 부족을 호소하며 긴급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남한이 지난달 26일 옥수수 1만 t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한 것에 대해서는 4일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4일 북한 노동당 산하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관계자들이 최근 중국 등지에서 남측 인사들을 만나 식량 사정이 나쁘니 식량을 지원해 주면 고맙겠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측이 옥수수 50100t이라도 지원해 달라며 양이 적어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부 단체는 긴급 대북 지원에 나섰다. 식량 지원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민간인 방북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올해 말까지 북한에 옥수수 1만 t 지원을 목표로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9월 초 옥수수 4200t을 전달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옥수수 2000t을 추가 지원했다. 굿네이버스인터내셔널도 조만간 옥수수 50t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순권 박사가 운영하는 국제옥수수재단은 다음 주 중국 단둥()을 통해 옥수수 133t을 북한에 보낼 계획이다. 차정훈 옥수수재단 과장은 올해 9월 방북했을 때 북측 민화협 관계자들이 올해 작황이 좋지 않아 식량 사정이 나쁘다고 우려했다며 직접적 요청은 없었지만 올해 비료와 농기계 등을 보내지 못해 남은 비용 일부로 식량을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식량 지원에 드는 비용은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의 기부와 자체 모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일부 단체는 최근 모금이 크게 줄어 지원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