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취재진을 향해 새로운 얼굴이 많아졌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 달간의 훈련을 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만큼 성과를 냈다고 했다. 이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 1위에 오른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가 12일 그랑프리 5차 대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 주 레이크플래시드에 도착했다.
김연아는 빙긋이 웃으며 취재진과 인사를 나눴다.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에서 560km나 되는 장거리를 7시간 동안 자동차로 달려왔지만 피곤한 기색은 없었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내건 목표는 200점대 유지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했지만 210.03점의 신기록을 세웠다.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세계선수권에서 첫 200점 돌파에 이은 연속 신기록 작성이다. 올 시즌 200점을 넘은 다른 선수는 없다.
김연아는 1차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나와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팬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부담도 되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큰 실수 없이 깨끗하게 프로그램을 끝내고 싶다. 그동안 성적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이왕이면 계속 200점대를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쟁자인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이상 일본) 등이 부진한 것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올림픽 시즌을 맞아 대부분 선수가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내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다른 선수들도 준비를 잘하겠죠.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김연아보다 한 수 아래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라이벌과 함께 경기를 하는 게 도움이 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1차 대회와 같은 의상과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다만 그는 1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스핀과 스파이럴의 레벨이 낮게 나와 이번에는 작은 요소 하나하나까지 신경 쓰면서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가다듬었다고 말했다. 피겨 여왕은 모든 준비를 끝낸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