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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붙이기 대신 진인사대민심?

Posted December. 02, 200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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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단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성의를 다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래도 안 되면 길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발언의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1일 성의를 다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저 하나가 불편하고 욕먹고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역사적 소명을 갖고 이것(세종시 원안 수정)은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처럼 세종시 수정 필요성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주목되는 것은 안 되면 길이 없는 것 아니냐는 대목이다. 대운하사업처럼 국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세종시 관련 언급을 하면서 담담하고 여유가 있었다.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는 결국은 국민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게 아니겠느냐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이 대통령은 조만간 나올 세종시 수정안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안과 수정안을 비교해보면 국민이 충청권 발전에 어떤 것이 도움이 될지 명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론이) 원안을 선택한다고 하면 그때는 별 도리가 없다는 생각이 이번 발언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수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원안+알파가 아닌 기존 원안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 간담회에서 한 외국 정상이 우리 국회의 폭력사태를 언급하며 표결로 하면 되지 않느냐. 한국 국회는 투표를 안 하느냐고 묻기에 지금은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기 위한 마지막 고비라고 답했다는 일화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통령은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과 관련해 군인 500명 정도를 (기관사 등으로) 훈련시켜 (장기 파업이 재발할 경우) 투입하면 어떨까. 가능하다면 나중에 그 사람들에게 면허도 주고 일도 하게 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