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이 주말과 겹칠 때 직전 금요일이나 다음 월요일에 하루를 쉬도록 하는 대체휴무제 도입 논의가 정부 내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1일 공휴일 제도 개편이 국내총생산(GDP) 등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외부 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휴일 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정부 내에도 이견이 있어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대체휴무제 도입을 검토해 왔지만 산업계를 대변하는 지식경제부와 공휴일 관련 법안 소관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정운찬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대체휴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한 데 이어 정부가 타당성 분석에 착수함에 따라 조만간 공휴일 개편안이 마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도 아무래도 객관적인 자료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 다소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현재 한국의 법정공휴일은 14일로 여기에 토, 일요일을 합치면 주5일 근무자를 기준으로 휴일이 118일에 이른다. 하지만 매년 최소 3일, 최대 8일이 주말과 겹쳐 실제 쉬는 날은 110115일이다. 특히 올해와 내년은 쉬는 날이 각각 110일, 112일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 대만 홍콩(이상 120일), 일본(119일), 러시아(118일), 프랑스(116일), 미국 독일(이상 114일) 등보다 적은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대체휴무 도입 등을 통해 쉬는 날을 늘리는 내용의 법안이 7건이나 제출돼 있다.
대체휴무를 도입하면 금일요일, 토월요일 등 사흘 연휴가 늘어 여가활동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관광 등 내수기반을 확충할 수 있다. 또 국민들이 예측 가능한 휴일제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휴가계획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휴일을 늘리면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아 재계를 설득하는 작업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현재 14일인 공휴일을 12일 정도로 줄이는 대신 대체휴무를 통해 휴일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제도를 개편하면 휴일은 다소 늘겠지만 그렇다고 꼭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