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지난해 12월 한국과 400억 달러 규모의 원전 수출 계약을 맺은 아랍에미리트(UAE)에 과학기술 교육과 연구개발 노하우 및 시스템을 통째로 전하는 교육 수출에 나선다. 5일 KAIST에 따르면 서남표 총장(사진)이 13일 UAE 아부다비에 있는 칼리파과학기술연구대학(KUSTAR)을 방문해 교육수출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고 5일 밝혔다. KAIST는 원전수출 계약 당시 부속합의서를 통해 교육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UAE가 2007년 설립한 KUSTAR에는 현재 전산, 전자,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기계공학, 항공우주, 바이오메디컬 등 일부 학과만 설치됐다. KAIST는 이 대학에 교수를 파견해 강의를 해주고 교과과정 및 강의교재를 개발해줄 예정이다. 또 연구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공동연구와 인적 교류도 실시한다.
교육지원이 원전수출과 패키지 형태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우선 원자력 공학과를 설립해주고 앞으로 정보기술(IT), 나노(Nano), 로보틱스, 에너지 등 여러 분야로 지원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KAIST 장순흥 교학부총장은 원자력은 기본이고 다른 분야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번 협력 프로그램은 앞으로 10년간 지속되며, 5년에 한 번씩 사업성과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는 이번 교육 지원은 KAIST가 KUSTAR를 10년 내에 KAIST 수준의 명문 공대로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과학인재 양성과 관련한 일종의 성공스토리 수출이라고 말했다. KAIST는 지난해 영국 더 타임스와 대학평가기관 QS가 공동 발표한 세계대학평가에서 공학 분야 21위를 차지했다.
이번 KAIST의 교육 지원은 원전 수출과 맞물려 산업과 교육 패키지 전략의 모델이 될 것으로 교육계는 보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UAE가 원전을 논의할 당시 한국처럼 훌륭하게 성장하도록 노하우를 제공해줄 수 있는 파트너를 알려 달라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UAE는 이번 기회에 KAIST뿐 아니라 과학고 등 대학 이전의 교육시스템까지 합쳐 인재양성 시스템을 전체를 도입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ST 측은 UAE가 자원 고갈로 석유산업으로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가는 것은 조만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원전 계약 당시에도 KAIST의 교육 지원 약속 때문에 다른 경쟁국보다 한국을 매력적인 파트너로 생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