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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본선상대 나이지리아,잠비아와 비공개경기 단독 취재

한국 본선상대 나이지리아,잠비아와 비공개경기 단독 취재

Posted January. 08, 2010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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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가 드디어 발톱을 드러냈다. 한국과 6월 23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펼칠 나이지리아가 이날 잠비아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더반은 몇 달 뒤 한국과 나이지리아가 대결을 펼칠 결전의 도시. 동아일보는 국내 언론사 가운데 처음으로 본선 조 추첨 발표 이후 우리가 상대할 국가의 대표팀 경기를 직접 확인했다.

베스트11 절반이상 유럽파

나이지리아는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 이후 처음으로 이날 베스트 멤버를 꾸려 경기에 나섰다. 월드컵이 몇 달 앞으로 다가온 데다 10일 앙골라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 덕분에 베스트 11 가운데 절반 이상은 유럽파로 채워졌다. 공격 최전방엔 야쿠부, 오베페미 마틴스(26볼프스부르크)가 투 톱을 이뤘고 미드필드 라인엔 미켈, 딕슨 에투후(28풀럼), 칼루 우체(28알메리아) 등이 자리 잡았다. 수비는 타예 타이우(25마르세유), 오빈나 은와네리(28시온), 조지프 요보(30에버턴) 등이 맡았다.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살아있는 전설 카누도 후반 10분경 교체 출전해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함께 경기를 지켜본 대표팀 박태하 코치가 처음 내뱉은 말은 이렇다. 피지컬(신체조건)이 장난 아니네요. 경기에 나선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185cm가 넘었다. 균형 잡힌 몸매에 탄력 넘치는 근육은 축구에 최적화된 신체조건처럼 보였다. 유연성도 뛰어났다. 역시 함께 경기를 관전한 대표팀 김세윤 기술분석관은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볼 터치는 소리부터 다르다며 워낙 몸이 유연해 볼 컨트롤하는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주요 포지션마다 포진한 경험 많은 선수들의 경기 조율 능력이 돋보였다.

아직 해결사는 눈에 안 띄어

하지만 약점도 파악됐다. 0-0이란 결과가 말해 주듯 나이지리아는 9일 한국과 평가전을 치르는 잠비아에 경기 내내 고전했다. 선수들의 이름값과 신체조건은 월등했지만 볼 점유율 등 경기 내용에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먼저 해결사 부재가 문제로 지적됐다. 야쿠부는 공격이 안 풀리자 2선에 내려와 공을 잡는 등 전성기 시절의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빠른 스피드가 주무기인 마틴스는 부상 후유증 때문인지 볼을 쫓아가는 데도 애를 먹었다. 박 코치는 카누 등 대표 스트라이커들은 전성기가 지났고 신예 공격수 가운데는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는 게 나이지리아 샤이부 아모두 감독의 딜레마라고 전했다.

중앙 수비수들도 허점을 보였다. 몸싸움은 뛰어났지만 순발력이 떨어졌다. 잠비아 공격수들의 침투 패스에 번번이 뒤쪽 공간을 허용했다. 볼 컨트롤도 거칠어 경기 중에 서너 차례 위험한 순간을 맞았다. 측면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 능력도 떨어졌다. 공격수들이 적극적으로 도움 수비를 해주지 못하자 수비수들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김 분석관은 박주영 이근호 등 공간 침투 능력이 좋은 공격수들과 스피드가 뛰어난 우리 측면수비수들에게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술 부재도 약점으로 꼽혔다. 끊임없이 경질설이 흘러나오는 아모두 감독은 생각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자 경기 내내 모자를 썼다 벗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전술이 없다 보니 상대의 거친 압박과 협력 수비의 대응책도 뚜렷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박 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개인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입니다. 체력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테고 조직력을 어떻게 가다듬느냐에 따라 우리와 명암이 갈리겠죠.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