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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럽발 금융쇼크, 지뢰밭 더 없나

Posted February. 06, 201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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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국가부도 위기 공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재정적자로 부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전 세계 증시 주가지수가 급락했고 한국 주가와 환율도 크게 출렁였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타고 있으나 아직 취약한 곳이 많아 언제 어디서 위기가 터질 줄 모르는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우리 경제는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안이한 낙관은 금물이다.

유럽발() 국가부도위기의 진원지()는 그리스이다. 공공부문의 비효율성과 부패가 뿌리 깊은데다 과다한 사회보장비와 세수감소로 재정이 악화되면서 경제위기를 불렀다. 그리스는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내놨지만 노조의 총파업 선언으로 시장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그리스위기가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이른바 PIIGS 국가들의 재정악화와 신용불안으로 확산될 경우 국제금융 불안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이 그리스의 지급불이행(디폴트)을 막기 위해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독일 프랑스 등의 구제금융 지원으로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하지만 당장 부도위기를 벗어나더라도 근본적 해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유럽 위기에 이어 두바이 쇼크, 미국 금융개혁과 중국 긴축 그리고 이번 유럽발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경제위기가 속출하고 있다. 경제가 취약하거나 재정사정이 악화된 곳에서 터진 경제위기가 동시에 전 세계로 파급되는 글로벌 경제시대다. 이명박 대통령도 어제 어느 한 나라가 위기면 모두에게 파급된다면서 국제협력과 공조가 얼마나 잘 되는냐 이것이 국내 문제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위기에 견뎌내는 경제 체질을 다지고 또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오는 11월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차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스의 경제위기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느라 재정지출을 급격히 늘린 나라들에 교훈이 된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비율은 3.2%로 그리스의 12.7%에 비해 재정건정성이 훨씬 높은 편이지만 과거에 비해선 나빠졌다. 공공부문부터 개혁해 그 비효율을 서둘러 바로 잡아야 한다. 정부의 긴축 재정과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그리스 노조의 총파업 선언이 국가 신용도를 크게 떨어뜨린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