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날아간 꿈
월드컵은 모든 축구 선수에게 꿈의 무대다. 한국 대표팀 캡틴 박지성은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들을 때면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고 그 감격을 표현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토마시 로시츠키(체코) 등 일부 정상급 스타들은 팀이 예선에서 떨어져 설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팀은 본선에 올랐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한 스타들도 있다.
먼저 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쓰러진 스타들이 있다. 잉글랜드는 베컴에 앞서 측면수비수 애슐리 콜이 지난달 발목 부상을 당했다. 대표팀 복귀를 노리던 공격수 마이클 오언도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나마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울었던 웨인 루니가 최근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게 위안거리다.
이탈리아에선 수비의 핵 알렉산드로 네스타가 아켈레스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포르투갈의 중앙 수비수 페페도 지난해 12월 오른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어려운 상황. 한국 대표팀에서는 왼발의 달인 염기훈이 지난달 왼발을 다쳤다.
감독과 충돌하고전성기 시절 그립고
실력은 충분하지만 감독과 불화가 있거나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과 맞지 않아 배재된 경우도 있다. 언론과 팬으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받는 아르헨티나의 후안 로만 리켈메는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과의 불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오랜 부진을 떨치고 최근 부활한 프랑스의 다비드 트레제게 역시 감독과 사이가 좋지 않다. 그는 2008년 7월 국가대표 완전 은퇴를 선언하면서 레몽 도메네크 감독이 계속 대표팀을 이끈다는 게 가장 짜증나는 일이라고 독설을 내뱉었다.
몇 년 전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브라질의 호나우두와 호나우지뉴는 최근 컨디션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둥가 감독의 반응은 냉담하다. 팀플레이와 체력을 중요시하는 감독 스타일에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전성기가 지나 대표팀 발탁이 요원해진 스타도 있다. 스페인의 살아있는 전설 라울 곤살레스가 대표적이다. A매치 102경기 44골로 스페인 대표팀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한 그는 2006년 9월 이후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득점 기계 뤼트 반 니스텔루이와 2008년 5월 이후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한 클라렌스 시도르프도 비슷한 경우. 니스텔루이는 내가 득점을 꾸준하게 하면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전화가 올 것이라며 여전히 월드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선 설기현과 조원희 등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