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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 조심해! 한국에 당할라

Posted June. 16, 20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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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Joker)의 사전적 의미는 대신 쓸 수 있는 카드 또는 가장 센 카드다. 축구에서도 조커는 비슷한 용도로 쓰인다. 베스트 11로 나선 선수들을 대체하기도 하지만, 경기 흐름을 바꿀 히든카드의 의미가 더 크다.

17일 아르헨티나 전을 앞두고 3장의 조커를 손에 쥔 허정무 감독의 고민이 깊다. 경기를 지배했던 그리스 전과는 달리 아르헨티나 전에서는 공격형 조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리스 전에선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기동력이 떨어진 기성용을 대신해 수비진을 안정시킬 선수가 필요했다. 김남일(톰 톰스크)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카드였다. 공격형 조커인 이승렬(서울)이 후반 42분 그라운드에 나섰지만, 시간을 끌기 위한 전략적 교체에 가까웠다.

하지만 B조 최강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리드 당한 상황에서 후반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스 전에서 잠깐 뛰었던 이승렬, 벤치를 지켰던 안정환(다롄), 이동국(전북) 등 경기 흐름을 바꿀 특급 조커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박빙승부 땐 이승렬

축구전문가들은 허정무 감독이 이승렬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입을 모은다. 아르헨티나 전에서는 역습이 주 공격 루트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승렬의 스피드가 필요하다는 것. 동점이나 1점 차 리드 등 박빙의 승부에서는 기존 베스트 11과의 호흡이 좋은 이승렬의 투입이 더욱 유력하다. 12일 나이지리아 전에서 아르헨티나 최종 수비와 미드필드 간격이 벌어진 점도 이승렬 카드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서형욱 MBC해설위원은 14일 덴마크와의 E조 경기 1차전 후반 투입돼 경기장을 휘저었던 네덜란드의 엘례로 엘리아(함부르크)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고 있는 경우엔 안정환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도우미보다는 느낌표를 찍어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축구 전문가들은 골이 절실한 상황에선 한 방이 있는 안정환의 투입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안정환은 이미 2006년 독일 월드컵 토고전에서 후반 조커로 나서 역전골을 터뜨린 경험이 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벨라루스,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진 못했지만 절박한 상황일수록 경험과 결정력을 가진 안정환이 매력적인 카드라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동국, 조커보다는 선발

현재로서 이동국의 조커 투입 가능성은 가장 낮아 보인다. 활동 범위가 좁은 데다 부상 후 실전 감각도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안에 인상적인 활약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선발로 출장했을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이런 판단의 배경이다. 이동국은 조커보다는 총력전이 예상되는 나이지리아 전 투톱 출격 가능성이 더 높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그리스 전 승리로 어느 때보다 교체 카드가 풍성해졌다. 조커들은 부담을 털고 즐기는 마음으로 나갈 때 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