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경문 감독과 삼성 선동열 감독은 고려대 3년 선후배 사이로 김 감독이 방장이었을 때 선 감독은 방졸이었다. 당시 여드름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둘은 함께 서울역 근처 피부과에 치료를 받으러 다니곤 했다. 지난해 포수들이 잇단 부상을 당했을 때 선 감독이 트레이드를 요청한 팀은 두산이었다. 포수 채상병과 투수 지승민의 전격적인 트레이드는 둘의 특수 관계 덕분에 쉽게 진척됐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양보란 없다. 각자의 이름 한 글자씩을 따 해(Sun)와 달(Moon)의 싸움으로 일컬어지는 둘의 대결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2005년 한국시리즈 때는 선 감독의 삼성이 두산에 4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해와 달의 대결은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최대 관심거리다. 16일 현재 삼성은 66승 1무 42패로 두산(61승 2무 41패)에 2.5경기 차로 앞서 있다. 두 팀은 1719일 대구에서 3연전을 펼친다. 두 팀 모두 최근 4연승의 상승세다. 이 시리즈의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의 양상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우선 삼성이 두산에 완승을 거둔다면 2위 수성은 물론 선두 등극까지 노릴 수 있다. 한때 선두 SK에 9경기 차로 뒤졌던 삼성은 어느덧 4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두산 역시 대구 3연전의 완승이 절실하다. 3위로 정규 시즌을 마감하면 4위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절대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두산은 정규시즌 1위가 어렵다면 최소한 플레이오프라도 직행하는 게 절실하다.
양 팀 모두 든든한 불펜진을 보유한 가운데 어떤 팀이 확실한 공격력을 선보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은 지난주 팀 타율 3할 이상의 화끈한 공격력으로 연승 가도를 달렸다.
삼성에서는 주포 박석민의 타격감이 좋다. 박석민은 지난주 5경기에서 타율 0.600(15타수 9안타)에 4홈런, 9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두산은 손시헌이 지난주 3경기에서 타율 0.545(11타수 6안타)에 2홈런 6타점을 올렸다. 부상에서 회복한 주포 김동주의 복귀도 희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