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전문가 2명 중 1명은 지난 50여 년간 추세적으로 상승을 거듭해왔던 부동산 가격이 이미 하락기에 접어들었거나 조만간 대세 하락 기조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시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1990년대 일본과 같은 대폭락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단기적으로는 내년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동아일보가 1016일 학계, 금융회사, 건설업계의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한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해 응답자 51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각종 부동산 관련 설문조사에서 부동산 대폭락을 주장해온 일부 전문가를 제외하고 부동산 전문가들의 절반이 대세 하락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이후 50년 가까이 계속돼온 부동산 대세 상승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전문가 18명은 조만간 끝난다고 답했고 9명은 이미 끝났다고 밝혔다. 7명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계속 대세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는 7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대세 하락의 이유로 베이비붐 세대(4755세)의 은퇴 총인구 및 주요 주택구매연령(3555세) 인구 감소 내 집 소유에 대한 열망 쇠퇴와 같은 인구 및 주택 관련 인식 변화 등을 꼽았다.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면 어떤 양상으로 떨어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응답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서히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폭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한 명도 없었다.
지역별 차별화도 심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장기적으로 부동산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이미 많이 하락한 지방을 제외하면 수도권 외곽 동탄 판교 광교 등 2기 신도시 10곳 일산 분당 평촌 등 1기 신도시 5곳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를 제외한 서울 강남 3구 순으로 거론됐다.
강우원 세종사이버대 부동산자산경영학과 교수는 주택을 살 수 있는 실수요층이 감소하고 있어 하락세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며 투자 대상으로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꿔야 한다며 정부도 과거 대규모 택지개발을 통한 아파트 공급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적 특성과 다양화되는 주택 수요에 맞춘 정밀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