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복무도 경쟁력, 사회가 우대해야

연예인 MC몽은 첫 징병검사 때 1급 현역입대 판정을 받았다. 그는 공무원시험 응시, 직업훈련, 해외여행 등을 구실로 7차례나 입대를 연기했다. 2007년에는 생니 3개를 뽑아 병역면제에 성공했다가 들통이 났다. 비보이 댄스그룹 9명도 현역입영 판정을 받은 뒤 정신질환자 행세를 해 병역면제를 받았다가 올해 5월 적발됐다. 올해 1월에는 축구선수 5명이 고의로 어깨를 탈구시켜 현역을 면했다.

최근 5년간 병역을 면탈해 적발된 연예인과 비보이, 운동선수가 143명에 이른다. 수법은 대부분 선배들로부터 전수받는다. 전직 대통령이 군대는 썩는 곳이라고 말했을 만큼 우리 사회에는 군입대 기피 풍조가 확산돼 있다. 군에 안 간 사람을 신의 아들, 군에 간 사람을 어둠의 자식이라고 부를 정도다. 원정출산이나 장기 유학을 통해 자기 자식만은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군복무 기간을 18개월로 줄이는 무리한 계획을 세웠던 것도 그런 잘못된 의식의 반영이다.

이 나라에는 대통령 국무총리 정당대표를 위시한 지도층 가운데 유달리 병역면제자가 많다.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 대표. 일일이 손을 꼽기 어려울 정도다. 손가락을 잘라 병역을 기피한 사람도 도지사가 되는 판이다. 군에 간 젊은이들과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의 감정이 편치 않다. 이명박 대통령은 주요공직의 인산에서 국가안보와 관련한 노블레스 오블리즈(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실천한 사람을 우선해서 고를 필요가 있다. 이 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대선에서 패배한 중요한 원인도 아들 둘의 군미필과 관련이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내년부터 병역특례 혜택(공익근무요원 복무)을 받는 국제음악경연대회를 현재 123개에서 30개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현역입영 면제 기준을 더 엄격해져야 한다. 체육계는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만 거두면 병역면제 얘기부터 꺼내는 판이다.

군 복무는 심신이 건강해야만 수행할 수 있다. 그 자체가 젊은이의 경쟁력으로 현역 복무자는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가족,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일선에 선다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다. 인내심과 책임감, 리더십, 실용적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입대 후 생각과 생활 자세가 의젓해진 젊은이들을 많아 남자는 군대갔다 와야 사람 된다는 말도 있다. 군 생활이 썩는 것만은 아니다. 현역 복무자는 국가에 기여한 공로와 경쟁력에 걸맞게 사회적 우대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