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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8대이슈 환율 블랙홀 빠지나

Posted November. 12, 20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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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환율 이슈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블랙홀이었다. 환율 문제는 다른 G20 이슈를 모두 삼켜버리고 서울 정상회의의 성패를 가르는 단 하나의 이슈로 떠올랐다. 재무차관들도 환율과 관련해서는 도저히 합의점을 찾지 못해 11일 정상들의 손에 공을 넘겼다.

외신들도 G20 서울 정상회의를 보도하며 환율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나머지 주요 의제들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환율 이슈에 묻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외신들 환율합의 어려울 것으로 예상

김윤경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대변인은 11일 재무차관들과 셰르파(사전 교섭대표)들이 10일 오후부터 함께 모여 환율을 협의했지만 격론이 오간 끝에 결국 합의하지 못했다며 11일 각 정상들에게 보고를 한 뒤 다시 만나 밤늦게까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들은 재무차관들의 보고를 토대로 11일 저녁부터 열리는 업무만찬에서 환율 문제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협력체계)에 대해 논의한다.

김 대변인은 하지만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 회의 때 합의했던 내용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을 하고 있고 그 수준보다 더 진전된 내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서울 정상회의의 개막을 맞아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초점은 환율 갈등에 맞춰져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1일 1면 기사로 미국의 최근 양적 완화 조치가 G20 정상회의의 무역불균형, 환율 등 주요 의제 합의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FAZ)도 서울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세계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합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당수 외신들은 최후의 무역전쟁 담판(Trade showdown), 통상 전쟁(War of Word for Trade) 등을 헤드라인으로 뽑고 있다.

일본 언론도 환율 문제를 주목하며 서울 정상회의의 성과를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은 경상수지의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가 이번 G20 정상회의의 초점이라고 분석했고, 요미우리신문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통화전쟁 자제, 세계 경제 불균형 시정 등에 대한 성과를 내는 데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환율 변수만 없었으면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6월 27일(현지 시간) 토론토 G20 정상회의 폐막 직후 기자들과 만나 토론토 회의에서 점검한 이슈의 80% 정도가 서울에서 결론날 것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서울에서 잘하면 한국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못한다면 신흥국을 시켜놓으니 제대로 못한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토 정상회의 때는 재정건전성이라는 초대형 이슈 때문에 국제금융기구 개혁,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 8개나 되는 의제를 서울에서 합의하기로 미뤄 놨다.

현재 8개 의제 중 3개는 합의를 끝냈고 나머지 의제들도 사실상 합의에 도달한 상태다. 2008년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G20 정상회의 때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던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에 대해선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에서 해법을 도출했고 최근 IMF 이사회에서 그 해법이 통과됐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8월 말 IMF가 대출 문턱을 낮추면서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8월 말에 발표된 금융안전망 개선책이나 지난달 말 합의된 IMF 쿼터 개혁을 서울 정상회의 때까지 끌고 와 발표를 했으면 환율 이슈에도 불구하고 서울 정상회의가 세계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사실 6월 말 사공 위원장이 밝힌 기준으로 보면 서울 정상회의는 이미 성공한 회의다. 하지만 9월부터 예상치 못한 환율 변수가 발생했고 최근 미국의 2차 양적 완화로 다시 환율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5차 회의 개최지로 한국이 선정된 이후 1년 넘게 달려왔는데 마지막에 생긴 돌발변수 때문에 그 동안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는 감이 있다며 정상회의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유재동 lovesong@donga.com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