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정치권의 감세 논쟁에 대해 원칙적으로 정책의 방향은 감세해서 세율을 낮추고 세원은 넓히는 쪽으로 가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이념적 논쟁으로 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주재한 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요코하마()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본보 배인준 주필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감세 기조에 대한 정부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유보된 (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율(인하)을 2013년에 할지 1년 더 연장할지는 그때 경제사정을 봐서 하면 된다. 그걸(시기를) 조정한다고 해서 (감세 기조의) 대원칙이 깨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의 인터뷰는 숙소인 뉴그랜드호텔에서 이뤄졌으며 조찬을 겸해 73분 동안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이후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임기 중 선진국가 기초를 닦아 놓고 나갈 것이다. 공정사회를 부르짖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공정사회를) 공안정치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거기서 출발한 게 아니고 모든 분야에서 기초를 닦아서 차기 정권이 들어오면 승승장구할 수 있게 하자는 게 큰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분야 개혁에 대한 질문에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그동안) 구상하고 눈에 보이지 않게 스타트하고 있었으니까, 조금 더 구체화해서 연내에 분야별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에 대해 이 대통령은 조금 불안해 보이기도 하지만 정상궤도로 가고 있다. 과거와 같은 남북관계를 답습하면 우리는 영원히 평화를 갖지 못하고 북한은 영원히 가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면서 (일부에선) 무조건 도와주라 하는데 그것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천안함 사건을 거론하며 북한이 시인과 사과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우리 쪽의 핑계를 대는 부분이 있다. 북한 소행임을 믿으면서도 정치적 이유 때문에 그것을 달리 말하는 사람들이 우리 안에 있지 않느냐며 북한은 그것을 믿고 버티는데, 버티면 버틸수록 그쪽이 손해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선 너무 지나친 관심을 가질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의 성과에 대해 한국이 어깨를 펼 만하다고 본다. 그러나 목에 힘을 줘선 안 된다. 목에 힘을 주는 것은 교만이고 그건 실패를 부른다면서 국민 보고대회 형식을 밟아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냐를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나는 지휘자였는데, 시민의식이 좋아져 G20 정상회의가 잘됐고 장관은 장관대로 셰르파(사전교섭대표)는 셰르파대로 각자 맡은 역할을 잘해 주니까 나는 거저 득을 본 것이다. 높은 시민의식에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