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12월 10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장.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유네스코, 유니세프 등이 어린이, 청소년의 기후변화 대응이란 주제로 주최한 부대 행사에서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와 함께 개발한 환경교육게임 에코프렌즈(사진)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나무를 심고, 친환경 집과 도로를 건설하는 등 친환경 도시를 완성하면 트로피를 획득하는 내용이다. 어린이들은 게임을 통해 놀이를 하며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게임을 접한 국제기구 및 각국 어린이, 청소년 환경교육 관계자 130여 명은 공익적 기능을 갖춘 이 게임에 대해 환경 교육용으로 훌륭한 도구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이처럼 게임의 지나친 몰입과 중독 등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청소년의 건강한 여가생활을 돕는 기능성 게임이 각광을 받고 있다. 기능성 게임이란 재미에 덧붙여 교육, 훈련의 기능을 갖춘 게임. 집에 앉아 게임을 하며 건강검진을 하고, 운전면허 시험을 보고, 어려운 수학 문제를 이해하는 등의 기능성 게임이 현재 만들어졌거나 개발 중이다. 해외에서는 청소년 교육뿐 아니라 군사 훈련, 의료 등의 영역에서도 기능성 게임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현재 기능성 게임 시장규모는 51억 달러. 2012년에는 91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산업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 시장은 2005년 5000만 달러에서 2010년 3억6000만 달러로 7배 이상 급성장했다. 국내 시장도 현재 약 2000억 원 정도지만 2012년 34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기능성 게임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2009년 선보인 온라인게임 한자마루는 국내 기능성 게임의 대표적 사례다. 이 게임은 주인공이 괴물을 물리치며 한자를 배운다는 내용으로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가 30만 명이 넘었다. 2008년 말 엔씨소프트가 한글 버전을 선보인 푸드 포스는 인도양의 가공의 섬 셰일란에서 굶주린 주민에게 식량을 전달하는 내용으로, 세계식량계획(WFP)이 전쟁과 기아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2007년 제작해 각국에 소개한 게임이다.
게임 중독을 치유하고 학교 교육에 활용하는 등 사회적 기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정부도 기능성 게임 개발에 적극적이다. 2008년 7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등이 참여해 기능성 게임 포럼이 발족하면서 기능성 게임 육성 지원을 시작됐다. 학교폭력 예방 게임인 스타스톤이 개발돼 서울 시내 8개 초등학교에서 시험테스트를 거쳐 효과를 검증받았다. 2007년 선보인 어린이용 소방안전 게임 리틀소방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www.kocca.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지난해 시연된 장애아동의 수학 실력을 높여주는 아이팝매스는 소외계층을 위한 기능성 게임이다.
김경식 호서대 게임공학과 교수는 중독문제 등 부정적인 면만 부각돼 있지만 게임은 쌍방향 미디어로 미래 커뮤니케이션의 큰 축을 담당할 것이라며 학교에서 간접체험 효과가 큰 게임의 장점만을 살린 기능성 게임을 다문화, 성교육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