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에 가서 보온병 포탄을 들고 망신살을 사더니 이번에 룸살롱 자연산이다. 안상수 대표는 여기자들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성형수술을 하지 않은 여성을 자연산이라고 표현하며 요즘 룸(살롱)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내용도 공인으로서 입에 담기 어려운 것일뿐더러 시기적으로도 매우 부적절했다. 북의 연평도 도발에 따른 국가 위기적 상황에서 집권당 대표가 여성 비하적 표현을 하며 노닥거릴 때인가. 그의 인식과 태도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강용석 의원이 여대생 성희롱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것이 5개월 전이다.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인 안 대표는 불과 3주일 전에 연평도 포격 피해 현장에서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고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부끄러운 실수를 저질러놓고 실수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그는 이날 식사 자리에서 보온병 실언에 대해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이제는 괜찮더라. 보온병 때문에 이미지가 부드러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반성은커녕 즐기는 듯한 태도다. 안상수 대표는 집권여당을 추슬러 국정을 이끌고 가는 역할에도 충실하지 못하다. 한나라당이 이런 대표를 계속 붙잡고 있어야할지 근본적인 성찰을 해볼 때가 됐다.
그제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과 의원들의 대북정책 관련 발언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남경필 의원은 햇볕정책이 상당한 성과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구조적인 평화체제를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긴장 완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면서 강경 일변도인 대북라인과 외교라인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여당 의원도 정부 정책과 다른 의견을 말할 수는 있지만 북의 무력도발로 민간인까지 희생되고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시국을 감안하면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다. 대북 외교라인이 강경일변도라는 비판도 이 시점에서 할 이야기가 아니다. 집권당 의원들이 책임의식이나 국가안보와 국익보다는 다음 선거에 열중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안 대표는 스스로 거취를 고민하고 당 차원에서도 떠나가는 민심을 붙잡을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한나라당이 내부에서 안 대표 같은 수준의 대표밖에 내세울 수 없다면 차라리 외부에서 대표를 영입해오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