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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감독 전격 퇴진 미스터리

Posted December. 31, 20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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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4연패뒤 그룹 최고위층 대로

2005년 선 감독의 부임 후 삼성은 2009년을 제외하곤 매년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2005년과 2006년은 한국시리즈 우승도 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그룹 내부에서는 들이는 돈에 비해 팀 성적이 신통치 않다는 얘기가 돌았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우리보다 돈을 적게 쓰는 구단에 비해서도 인기가 없는 데다 몇 년간 우승까지 하지 못하자 내부적으로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결정타가 된 것은 SK와의 한국시리즈였다. SK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4연패를 당한 뒤 그룹 최고위층이 대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 사장이 15일 취임식 때 근성 있는 플레이로 최선을 다해 질 때도 박수를 받아야 한다며 선수들의 투지 부족을 지적한 것도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선 감독의 지키는 야구가 대구 경북지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견해도 있다. 비록 성적은 좋았을지 몰라도 호쾌한 공격 야구를 바라는 골수팬들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라인이 달랐다

그동안 선 감독을 든든히 지켜준 울타리는 김응용 전 사장과 김재하 전 단장이었다. 이들의 위에는 이학수 고문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그룹 인사에서 이 고문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데 이어 김 전 사장과 김 전 단장도 차례로 옷을 벗었다. 이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지난해 시즌 중반 선 감독에게 5년 계약을 제시하며 힘을 실어준 인물들이다.

이달 초 인사에서 삼성SDS에서 삼성 라이온즈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인 사장과 송삼봉 단장 체제에서 선 감독이 설 자리는 극히 좁아졌다. 이 때문에 선 감독의 퇴진은 김 전 사장 사퇴 이후 정해진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구단은 선 감독이 구단 운영위원이라는 새로운 보직을 맡아 구단 쇄신 작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선 감독은 1년 정도 쉰 뒤 다른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게 확실하다. 선 감독은 당분간 재충전 기회로 삼고 쉬겠다고 말했다.

선 감독과 류중일 신임 감독의 이취임식은 내년 1월 5일 경산볼파크에서 열린다.



이헌재 김선우 uni@donga.com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