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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후진타오-오바마, 북핵 방치한 지도자 될 건가

[사설] 후진타오-오바마, 북핵 방치한 지도자 될 건가

Posted January. 13, 20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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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32년 전 지미 카터 대통령과 덩샤오핑 부총리의 역사적인 회담에 비견된다. 1979년 회담이 수교 직후 미중관계를 설계하는 자리였다면 이번 회담은 주요 2개국(G2)이 세계전략에서의 협력과 경쟁 구도를 확인하는 장이 될 것이다. 32년 전 카터와 덩이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 것처럼 이번에도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등장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그제 베이징에서 후 주석과 회담한 뒤 북한에 미사일과 핵 실험의 모라토리엄(유예)을 요구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성격의 회담을 마친 게이츠는 북한이 5년 내에 개발할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핵무기와 함께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미 국무부는 게이츠 장관의 요구가 북한이 이행해야 할 행동 중 하나라고 거들었지만 중국 정부는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한국 또는 북한의 동맹국, 북핵 6자회담 참가국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지킬 책임이 있다.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이 G2 지도자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한반도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을 요망한다.

양국 정상은 북한 지도자를 지목해 핵개발 및 무력도발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북한이 구체적으로 보여야 할 변화의 행동목록을 함께 제시해주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한반도의 안정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와 핵 없는 세계를 앞당기는 길이고, 미중 양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이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합의와 한 목소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평행선만 긋는 태도를 보이면 북한은 앞으로 자신들의 행보를 막을 장애물은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더욱 더 모험적인 군사국가로 치달아 핵과 미사일로 한국을 위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글로벌 평화의 파괴자가 될 소지가 커진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제동하지 못하면 한국과 일본도 자위 차원에서 특단의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동북아의 핵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후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핵을 방치해 세계를 더 광범위하게 핵의 위험에 노출되도록 한 지도자로 남지 않으려면 이번 회담에서 결연한 대북 공조를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