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급등과 국제유가 상승의 여파로 정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일 전망치를 발표했던 지난해 말 이후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가 급등하고 구제역 사태가 발생하는 등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생겼다며 이런 요인을 감안해 경제 전망치 수정을 위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5% 내외로 내다봤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 후반으로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성장하면서 당초 정부의 전망대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내수가 예상보다 부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 분기 대비 1분기 국내총소득(GDI)이 27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내수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급등하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내수는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국내외 각 기관의 전망치 역시 4%대에 몰려 있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경제성장률이 4.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으며 삼성경제연구소는 4.3%, LG경제연구원은 4.1%로 예상했다. 가장 높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전망치도 4.6%로 정부와 큰 차이가 있다.
3% 수준이었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올리는 것은 기정사실화됐다. 4월 들어 농축수산물 물가가 내려가고 있지만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하반기에는 버스 요금과 같은 공공서비스 요금이 단계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도 미국의 경기부양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이 본격적인 동일본 대지진 복구에 나서면서 원자재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는 데다 중국 역시 높은 물가상승률을 이어가면서 국내에 물가상승 압력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 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달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에서 3.9%로 올렸으며 LG경제연구원도 3.1%에서 3.8%로 0.7%포인트로 상향조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IMF는 각각 4.1%, 4.5%로 올해 물가상승률이 4%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