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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름알데히드의 진실

Posted May. 06, 201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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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는 가연성 무색기체로 살균제나 방부제로 쓰인다. 물에 녹은 포름알데히드가 방부제인 포르말린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포름알데히드의 60%가량은 합판 및 가구 제조에 사용된다. 새집에 들어갔을 때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바로 포름알데히드에서 나온다. 물에 잘 녹고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하는 특성이 있어 가짜 식품을 만들 때 애용되기도 한다.

포름알데히드 우유 사건이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났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매일유업 서울우유 남양유업 동원데어리푸드 등 4개사의 우유 4종, 45개 시료에 대해 포름알데히드 검사를 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극미량이 검출됐지만 자연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매일유업의 앱솔루트 더블유(W)에 포름알데히드 사료를 먹인 젖소 우유가 사용됐다고 제보한 경쟁업체의 우유에서도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다른 식품도 아닌 아기들이 먹는 분유에 기준치 이상의 포름알데히드가 나온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식품의 안전성은 철저히 챙겨야 한다. 하지만 먹을거리와 관련된 엉터리 정보가 난무하면 제조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 광우병 괴담으로 홍역을 치른 것이 불과 3년 전이다.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계기로 방사능 불안이 커졌지만 자연계에도 일정량의 방사능이 존재한다. 포름알데히드는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과일 채소 생선에 자연적으로 존재한다. 이런 자연수준의 물질이 무서워 기피한다면 세상에 먹을 것이 없다.

첨단 측정기기가 출현하다 보니 옛날 같으면 검출되지도 않을 미량물질이 ppm(100만분의 1), ppb(10억분의 1), ppt(1조분의 1) 단위로까지 검출된다. 이런 극미량 물질이 언론을 통해 전파되면서 시민들이 몰라도 될 정보까지 알게 되고 불안감도 커진다. 식품안전을 담당하는 정부당국의 자세도 중요하다. 지난해 서울시가 낙지 머리에서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어민과 낙지 식당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 이 낙지들이 중국산이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 정부는 불량식품을 철저히 가려내야 하지만 조사와 발표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주고 애꿎은 기업에 피해를 안기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