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공동조사단이 16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주변 지역 지하수에서 다이옥신 등 고엽제 주성분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힘에 따라 일단 이번 사태로 인한 파장은 더 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기지 내 조사가 진행 중인 데다 인근 하천수에서는 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돼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하천수 미량 검출 문제 안 돼
이번 조사는 캐럴 기지 주변의 지하수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변 지역의 하천수와 지하수 중 주민들이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것이 지하수이기 때문이다. 땅속 깊숙이 흐르는 지하수는 쓰레기 소각 등에서 유발되는 다이옥신에 오염될 가능성은 적지만 한 번 오염되면 주민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조사단이 이날 밝힌 캐럴 기지 주변 지하수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다이옥신이 현대과학의 정밀측정 분석장비로 검출해낼 수 있는 한계치(L당 0.5pg)만큼도 나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편 지하수와 달리 하천수에서는 종종 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쓰레기 소각 등으로 발생한 다이옥신이 빗물과 함께 하천으로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캐럴 기지 인근 하천수 3곳에서 다이옥신 극미량(L당 0.0010.010pg-TEQ)이 검출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2009년 다이옥신 조사에서도 전국 36곳의 하천 모두에서 소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다만, 이번 하천수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이 대기 이동 또는 기존 토양 축적과정에서 검출됐는지 캐럴 기지 내 오염 때문인지 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민 불안은 여전
하지만 지역주민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이날 오후 칠곡군청 강당에서 진행된 주민설명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고엽제 존재 여부가 중요한 상황에서 조사 순서가 잘못됐다며 토양조사부터 먼저 이뤄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주민 김영구 씨(62)는 수질조사 몇 군데 한 것으로 고엽제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느냐며 주민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미군기지 안에 고엽제가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 씨(56)는 고엽제가 묻힌 것을 알려면 물보다 토양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조사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캠프 캐럴 주변 토양과 하천 퇴적토를 채취해 분석했다며 토양조사는 수질보다 분석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다음 달 초순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