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급상승하는 인건비 탓에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업종에 따라 전략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KOTRA에 따르면 패션, 정보기술(IT) 등 소비재 기업은 중국 공장을 철수하고 있지만 기계, 자동차, 선박, 항공 분야 기업들은 오히려 중국 생산라인을 확장하는 추세다.
아디다스는 지난달 인건비 상승을 못 견디겠다며 중국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나이키 역시 같은 이유로 3년 전 중국 신발 생산라인을 철수한 바 있다. IT 기업 중에는 인텔이 2009년 상하이() 푸둥()의 공장을 쓰촨() 성 청두() 공장과 합치기로 했으며, 파나소닉은 상하이 플라스마 패널 공장을 올해 중 폐쇄할 방침이다. 보다 싼 노동력을 찾아 제조기업들이 공장을 중국 연해지역에서 서부 내륙 또는 베트남, 방글라데시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공업 업체들은 반대로 상하이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회사인 상하이GM이 6월 70억 위안(약 1조2400억 원)을 들여 새 공장을 짓고 BMW가 5월 선양() 공장을 가동하는 등 투자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KOTRA는 중공업은 인건비보다 부품설비 조달체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하이-광저우()의 자동차 생산기지, 장쑤() 성의 선박 제조기지, 상하이-선양의 항공기 제조기지는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부품공급 체인이 잘 갖춰져 쉽게 떠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KOTRA 관계자는 동남아에서는 중국만큼 품질이 좋은 부품을 구하기 어렵고, 대형 기계를 동남아에서 만들어 중국으로 운송하면 오히려 물류비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 내수시장을 노리는 자동차와 같은 제품은 중국인들의 인건비가 높아지는 만큼 구매력도 상승한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패션 및 IT업체들은 중국이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은 줄었지만 점점 더 중요한 판매시장으로 떠오름에 따라 유통망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중국에 1175개 점포를 새로 열었고, 유니클로도 중국에서 매년 100개씩 점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