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과 이슬람권 갈등의 전선()이 서구식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 시로 번질 조짐이다. 뉴욕은 11년 전 이슬람 테러단체들이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을 붕괴시킨 911테러의 현장이어서 당국과 주민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일 뉴욕타임스와 지역 언론 등은 뉴욕 지하철역에 조만간 이슬람 성전(지하드)을 야만적(Savage)이라고 표현한 광고가 내걸릴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친()이스라엘계 단체로 알려진 미국자유방어구상(AFDI)이 게시할 예정인 문제의 광고는 상단에 문명인과 야만인 간의 어떤 전쟁에서도 문명인을 지지하라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아래에는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지하드를 패퇴시켜라라는 선동적인 표현이 들어 있다. 아래쪽 문구 양쪽에는 유대교와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다윗의 별이 새겨져 있어 이슬람권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뉴욕 시 뉴욕교통청은 사안이 민감하고 표현이 지극히 저속하다는 이유로 광고 게재를 거부했다. AFDI는 맨해튼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고 법원은 7월 교통청의 결정이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AFDI의 손을 들어줬다. 뉴욕교통청 애런 도노번 대변인은 우리는 손이 완전히 묶인 상태라며 다음 주에 뉴욕 지하철역 10곳에 광고가 게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AFDI는 워싱턴에도 같은 광고를 내보내려 했으나 현지 교통당국은 18일 최근의 국제 상황을 고려할 때 공공안전이 우려된다며 결정을 보류했다.
패멀라 겔러 AFDI 대표는 뉴욕타임스에 최근 중동의 반미시위가 자신으로 하여금 광고 게재를 단 1초도 재고하도록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이슬람 관계위원회의 뉴욕지부장을 맡고 있는 뮤니어 아와드 씨는 편협하고 인종차별적이다. 반대의 목소리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향후 충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의 이슬람교 선지자 조롱 만평 파문도 커지고 있다. 주간지의 홈페이지가 19일 해킹으로 다운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교황청은 만평이 미 영사관 피습 사건으로 일어난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파리에 있는 자유를 위한 시리아연합이라는 단체는 만평이 차별과 증오, 폭력을 선동했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스테판 샤르보니에 편집인은 나는 꾸란의 법이 아닌 프랑스 법 아래 살고 있고 카를 마르크스를 그리는 것처럼 무함마드를 그릴 수 있다며 소송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샤를리 엡도는 이날까지 7만5000부가 모두 매진됐으며 21일 추가로 잡지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세계 20여 개국 공관에 무슬림 예배일인 21일 대사관 학교 문화원의 문을 닫으라고 지시한 가운데 이집트 튀니지 리비아 주재 공관들은 19일부터 문을 닫았다. 프랑스 내무부는 22일 파리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예정된 이슬람 반미 시위를 불허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