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집무실서 싸이와 말춤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사무총장실에서는 반기문 총장과 가수 싸이가 함께 강남스타일에 나오는 말춤을 추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홍보대사로 위촉된 싸이는 이날 오후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유니세프 행사 참석에 앞서 반 총장 집무실을 찾았다. 반 총장은 싸이가 들어서자 몰려든 외신기자 등 취재진에게 한국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첫 번째, 두 번째 사람을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 총장은 싸이에게 나는 조금 (싸이에게) 질투심을 느낀다고 해 첫 번째 유명한 한국인이 싸이임을 암시했다. 그는 누군가 나에게 가장 유명한 한국인의 지위를 포기하라고 하더라. 하지만 유감스러운 것은 없다. 세계에서 명성을 떨치는 한국인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반 총장의 부인 유순택 여사는 화면에서 보는 것 보다 훨씬 잘 생겼다고 거들었다.

반 총장은 한발 더 나가 당신은 정말 쿨(cool멋있다와 시원하다는 의미가 함께 쓰임)하지 않느냐. 쿨한(시원한) 싸이가 지구온난화를 끝낼 수도 있으며 에너지가 넘치니 전 세계 에너지 위기의 해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유머를 던졌고 좌중엔 폭소가 터졌다. 싸이는 반 총장이 유튜브 영상을 여러 번 봤다고 하자 클릭을 해줬다는 자체가 영광이며 오늘은 내 인생에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 총장은 유명인사에게 말춤을 가르치는 것을 방송에서 봤다며 원투, 원투하며 말춤 흉내를 냈고 취재진 요청에 따라 싸이와 말춤을 췄다. 반 총장은 유엔에서는 정말 어려운 협상이 진행된다. 강남스타일을 틀어주면 좀더 유화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싸이가 유엔스타일을 가져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유니세프 행사에서 윤영두 아시아나 사장은 17년 동안 기내에서 모은 동전과 지폐 70억 원을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박현진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