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현상으로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엔-원 동반 약세 현상이 본격화한 것. 정부는 이 같은 원-엔 동조화 현상에 주목하고 현재의 흐름을 당분간 유지시키는 방향으로 엔화 약세 현상에 대응해 나가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최근 글로벌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도 떨어지는 현상이 며칠째 나타나고 있다며 엔화 약세가 원화 약세를 유발하는 모양새가 이어지는 것이 (시장 원리상) 당연하고 또 바람직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엔화 약세로 한국 경제가 타격받는 상황이 원화 가치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수출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은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이었던 10일보다 5.6원 오른 1111.7원에 거래를 마쳤다. 8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오른 것으로 상승폭이 25.2원에 이른다.
최근 원화 가치의 급락세는 엔화 약세 현상이 국내 수출업체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발생했다. 특히 지난 주말 주요7개국(G7) 회의에서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이 다시 용인됐다는 분석이 원화 약세 흐름을 더욱 부채질했다. 13일 엔-달러 환율은 200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달러당 102엔을 돌파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원-엔 환율은 지난주 이후 100엔당 1090원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원-엔 환율이 다시 올라가면 바로 정부의 시장개입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