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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를 택한 이란, 개방과 대화를 기대한다

로하니를 택한 이란, 개방과 대화를 기대한다

Posted June. 18, 2013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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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와 개혁파의 단일후보인 하산 로하니가 승리했다. 이란은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절대권력자로 군림하는 신정() 체제다. 로하니의 당선은 하메네이의 지지를 받는 보수 후보의 승리를 당연시하던 예상을 깬 이변이다. 로하니는 극단주의에 대한 지혜와 온건함, 그리고 성숙의 승리라고 밝혀 개혁 개방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켰다.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8년간 재임하는 동안 이란 국민은 미국 주도의 경제 제재로 고통을 겪었다. 강압적인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도 컸다. 로하니는 이번 선거에서 정치범 석방과 인터넷 규제 완화 등 개혁을 약속했다. 젊은층은 경제상황 개선과 개인자유 확대를 기대하고 로하니에게 몰표를 던졌다.

세계 주요국은 이란 대선을 주시해왔다. 핵문제와 외교정책 때문이다. 미국은 핵 문제에서 이란과 외교적 해결책을 찾기를 원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도 로하니가 핵 프로그램을 해결하는 의무를 다한다면 미국은 그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하니는 20032005년 핵 협상단 수석대표를 맡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는 대신 경제제재 완화를 얻어내는 협상력을 발휘했다.

서방 세계는 외교정책의 변화를 기대한다. 관심의 초점은 이란의 시리아 내전 개입이다. 이란 시아파 집권층은 같은 시아파인 시리아의 아사드 정부를 지원해 결과적으로 잔인한 민간인 학살을 돕고 있다. 이란이 시리아 정부군에 4000명의 혁명수비대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영국 언론 보도에 이어 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대응으로 반군에 무기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과 미국이 간접 충돌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로하니가 미국과의 대화로 방향을 틀면 시리아의 아사드도 민간인 살육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로하니가 이슬람 성직자이기 때문에 신정체제를 벗어나는 큰 변화를 추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로하니가 개방과 대화를 택하면 이란의 경제회생과 국제사회와의 화해가 따라오게 된다. 로하니의 이란이 국제사회와 손을 잡는 길로 나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