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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 아닌 참여자로 다문화사회 새 바람

Posted October. 21, 201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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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정착한 이주민들이 힘을 합쳤습니다. 한국인으로서 보다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통합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민자단체 15곳이 참여한 글로벌커뮤니티협회가 첫발을 내디뎠다. 다양한 문화와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대한민국의 미래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와타나베 미카 초대 회장(52여)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출범식 인사말을 통해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아름다운 조화로 다문화 사회에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국내 이민자는 지금까지 지원 및 관심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됐다. 정부와 사회가 그렇게 생각했고, 이민자 역시 스스로를 그렇게 자리매김했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자는 움직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늘 뭔가를 요구하거나 받는 데서 벗어나 자립과 자조를 통해 사회에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한국사회에 부담을 주는 소외계층이 아니라 국가 발전의 동반자이자 주역이 되자는 인식이 글로벌커뮤니티협회로 구체화됐다.

이민자 단체들은 지금까지 비슷한 배경(예를 들어 국가나 인종이나 종교)을 중심으로 각각 활동했다. 연대의식이 미약하니까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글로벌커뮤니티협회는 독자적 이민자 단체를 하나로 묶은, 국내 최대 조직이다.

창립 멤버인 15개 단체의 성격은 다양하다. 결혼이민여성이 주축인 단체, 이민자의 배우자가 위주인 단체. 단체별 회원 수는 평균 100500명. 앞으로 외국인 유학생 단체 등 좀더 다양한 이민자 단체와 손을 잡는 한편으로 한국인들과도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출범식에서 글로벌커뮤니티협회 소개를 맡은 박창덕 경기다문화협동조합 이사장(38)은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지원만 받다 보니 국민이 역차별을 느꼈다. 여기서 생기는 갈등으로 인해 한국사회가 분열되지 않도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불쌍한 이민자에서 능동적 이민자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세계적 추세다. 선진국에서도 이민자를 사회가 돌봐야 하는 소외계층이 아니라, 책임 있는 시민이 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3D 업종 중심의 단순 노동력보다는 국가 발전에 더 많이 기여할 고급 해외인력을 유치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민자 사회통합기금을 이르면 2015년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시행할 이민정책(세계인과 더불어 성장하는 활기찬 대한민국)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출입국관리 수수료와 범칙금 등 외국인이 부담하는 재원을 이민자에게 쓰는 셈이다. 미국, 독일, 영국도 이민자에게 필요한 예산을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이민 관련 수수료와 과태료를 통해 만든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