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월 29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심 표명은 아시아태평양지역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TPP 신규 가입 절차의 첫 단계다. 정부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식으로 TPP 참여 선언을 할 예정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 협상에는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아태지역 12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2005년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4개국이 협상을 시작한 TPP는 2008년 미국, 올해 3월 일본이 참여 선언을 하면서 글로벌 통상질서의 큰 축으로 떠올랐다. 협상 참여 12개국의 국내 총생산(GDP)을 합하면 세계 경제 규모의 38.4%를 차지한다. 협상이 타결되면 세계 최대 자유무역 시장으로 떠오르는 TPP 참여는 우리 국익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한국은 TPP 참여국 중 미국 칠레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7개국과는 이미 개별 FTA나 한-아세안 FTA를 체결했다. 한국이 TPP에 참여하면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등 나머지 5개국과도 한꺼번에 FTA를 체결하는 효과가 있다. 일각에서는 TPP 참여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TPP에 일본이 참여하고 우리가 불참한다면 한국이 그동안 각종 FTA를 통해 얻었던 비교우위가 의미를 잃는다. 다만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농업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가 사실상 TPP 참여를 선언한 것은 경제적 효과 외에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동북아 지역 안보질서 재편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미국은 TPP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일본과 한국의 협상 참여를 촉구했다. 한국의 TPP 참여는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9월 한중() FTA 1단계 협상을 타결한 데 이어 11월부터 2단계 협상을 시작했다.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은 미국 일본 등과 함께 우리의 중요한 경제 파트너다. TPP 참여와 병행해 한중 FTA 협상도 속도를 더 내 우리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동북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실에서 정교하고 균형 잡힌 경제외교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