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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대전 총성 울린 사라예보, 화합의 멜로디 흘렀건만

1차대전 총성 울린 사라예보, 화합의 멜로디 흘렀건만

Posted June. 30, 2014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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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28일 제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됐던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암살 100주년 기념식이 거행됐다.

사라예보 시청사에서 열린 이날 기념식에서는 오스트리아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유럽연합(EU) 국가인 환희의 송가를 연주했다. 지휘자 프란츠 벨저뫼스트가 지휘봉을 들자 가브릴로 프린치프와 페르디난트 황태자 부부로 분장한 배우들이 나타나 당시 총격 상황을 재현했다. 세르비아 민족주의자 프린치프가 쏜 두 발의 총성은 1차 대전(19141918년)으로 이어져 사망자 1000만 명을 냈다.

바키르 이제트베고비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통령은 보스니아의 20세기는 1차 대전에서 시작돼 보스니아 내전(19921995년)으로 마무리됐다며 평화를 이루려는 마음과 지혜를 강조했다.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황태자 카를 1세의 손자인 카를 폰 합스부르크도 보스니아 없이 하나 된 유럽의 완성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슬람 신자인 보스니아계와 3년간 내전을 벌인 세르비아 지도자들은 최근 재건축된 사라예보 시청사 내 국립도서관 입구에 세르비아인을 범죄자로 묘사한 명판이 붙어 있다는 이유로 이날 기념식 참석을 거부했다. 역사의 화해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