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반군 보코하람이 잇따른 테러 행각을 벌여 최근 이 나라 북동부 지역에서만 총 2000여 명을 학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11일 보코하람이 이달 3일부터 최근까지 북동부 지역 16개 마을과 도시를 파괴해 주민 2000여 명이 희생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보코하람은 오토바이를 타고 바가 시에 습격해 도망가는 주민들을 쫓아가 사살하거나 총을 마구 난사하는 방법으로 마을을 초토화했다. 희생자 대다수는 보코하람의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한 아이, 노인, 여성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에 숨어있던 주민들은 불에 타 숨지기도 했다.
특히 10세 소녀까지 동원해 마을 시장에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르는 등 수법이 더욱 잔인해지고 있다고 11일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보코하람은 2009년부터 나이지리아 북쪽 지역의 학교, 교회, 정부 건물 등을 공격해왔다. 지난해 8월에는 북동부 지역을 장악한 뒤 칼리프 신정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최근에는 카메룬 국경을 침범하는 등 인근 국가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나이지리아 정부를 전복해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엄격하게 시행하는 강력한 이슬람국가로 바꾸는 것이다. 현재 나이지리아는 북쪽이 이슬람교, 남쪽이 기독교 세력으로 나뉘어 있다.
보코하람의 대량 학살 테러는 다음 달 14일로 예정된 대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난민 2만여 명이 발생한 북동부 지역에서는 투표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