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미국 동부지역에 미사일방어(MD) 체계를 설치하기 위한 예산이 내년 미 국방예산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 하원 군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동부 MD 구축계획 수립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훈련지원 등을 담은 201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법안을 찬성 60, 반대 2로 가결했다.
지금까지 미국 국방부는 캘리포니아 주와 알래스카 주 등 서부 지역에 지상배치 MD 기지를 설치했지만 동부 지역 MD 구축계획에 대해 예산 문제를 이유로 그동안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하원 군사위는 MD 기지 배치를 위한 기본 계획과 기지 설계 등의 예산으로 3000만 달러(약 322억3000만 원)를 배정했다. 이와 관련해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올 2월 미 의회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 본토를 위협할 가능성에 대비해 본토 방어에 필요한 MD 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사령관도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을 배치했고 핵무기를 이 미사일의 탄두에 장착할 정도로 소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KN-08 사거리는 최대 1만2000km로 워싱턴과 미 본토 중부권까지를 사정권에 두고 있는 것을 분석되고 있다.
하원 군사위 법안에 반영된 전체 국방비는 6119억 달러(약 657조 원)다.
한편 이날 가결된 국방수권법안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군 훈련 지원비로 2억 달러가 배정됐고, 해외비상작전(OCO) 예산으로는 822억 달러가 할당됐다. 국방수권법은 미 국방부는 물론이고 에너지부의 국가안보 관련 업무에 정부 예산이 쓰이도록 하는 근거 법률이다. 미 하원은 다음 달 전체회의를 열고 이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