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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국민연금 찬성하면 합병안 통과 확신"

삼성 "국민연금 찬성하면 합병안 통과 확신"

Posted July. 09, 2015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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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찬성하면 합병안 통과를 확신합니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사진)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삼성전자 사옥에서 수요사장단 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삼성물산은 17일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놓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표 대결을 벌여야 한다. 김 사장은 국민연금도 시장에서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좋은 쪽으로 결론을 내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주주명부가 확정된 지난달 11일 기준으로 삼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13.82%다. 백기사로 나선 KCC의 5.96%를 합치면 삼성 측 지분은 19.78%다. 주총에 약 70%의 주주가 참석할 경우 이 중 3분의 2인 47%의 찬성표가 나와야 합병안이 통과된다. 김 사장의 말대로라면 삼성은 국민연금(11.21%)을 제외하고 30% 중후반대의 찬성표(삼성 지분과 KCC, 국내 기관투자가 등을 포함한 우호 지분)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국내 기관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찬성이 나오고 있다며 합병비율 재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3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합병 반대 의견을 낸 것에 대해서도 삼성그룹 사장들은 일제히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합병 반대 보고서로 인해 안타깝게도 ISS의 권위가 손상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미래 가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는 주관성이 개입되는 게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던 삼성그룹 사장들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엘리엇의 여론전이 갈수록 심화하자 이에 대한 적극적인 맞대응이 필요하다는 그룹 수뇌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엘리엇은 이날 삼성물산 전체 주주를 상대로 합병 반대에 동참해 달라는 공개서신을 발송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이사회는 추측에 근거한, 증거도 없는 성장 가능성 및 시너지 효과를 내세운 설득력이 없는 합병안을 제시했다며 최근 발표한 주주친화정책도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의미 없는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또 최근 지분 1%씩을 매입한 삼성SDI와 삼성화재 이사진 신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자신들의 뜻과 달리 합병이 성사되면 찬성표를 던진 이사진을 상대로 곧바로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 회사는 현재 삼성물산 지분을 각각 7.39%, 4.79% 갖고 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