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일국 씨와 세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가 이따금 나들이를 나온다는 인천 송도 중앙공원은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센트럴파크라 불린다. 햇빛을 튕겨내는 고층 빌딩과 화려한 호텔 사이로 해수가 흐르는 인공수로에선 카누와 카약, 보트가 시원하게 물살을 가른다.
인천 센트럴파크 주변 상권은 인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곳이다. BC카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센트럴파크 상권은 2013년 이후 연평균 61%씩 매출이 늘고 있다. 인천 전체 매출이 연평균 7% 늘어난 것에 비하면 인천 인근의 지갑을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주거지 인근에 있는 만큼 다른 상권에 비해 40대(30.4%)와 50대(17.6%)가 차지하는 매출이 두드러졌다.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송도의 경우 거주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상권이 발달해 상가에 대한 투자 수요도 몰리고 있다며 송도의 입지 여건과 이국적인 풍경 등도 상권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외에 6개 광역시와 제주에서도 상권 변화 움직임이 뚜렷하다. 부산에서는 부산진구 전포동에 있는 전포카페거리가 새로운 명소로 뜨고 있다. 전기, 조명장치와 공구 등을 팔던 상가는 커피향이 풍기는 카페거리로 탈바꿈했다. 부산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모이는 서면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지만,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 대신 특색 있는 작은 카페들이 줄지어 있어 젊은이들이 선호한다.
광주에서는 충장로, 금남로 등 전통상권 대신 새로 들어선 주거단지에 상권이 생겨나고 있다. 광산구 수완지구는 광주에서도 카드 매출액이 가장 크게 늘고 있는 상권이다. 회사원 박선미 씨(30)는 2년 전 광산구 수완지구로 이사를 한 이후로는 동네에서 모임을 갖거나 쇼핑을 한다며 수완지구는 새로 개발돼 시설이 깨끗한 데다 가까워 웬만하면 충장로까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완지구의 주 이용자는 30대(33.4%)와 40대(35.6%)로, 새로 들어선 주거단지에 입주한 젊은 부부들이 많이 찾는다.
제주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는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상권이 급성장하고 있다. 바오젠거리는 원래 로데오거리로 불렸지만, 2011년 중국 건강용품업체인 바오젠그룹 직원 1만1000여 명이 이곳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제주도가 이름을 바꿨다. 이후 중국인 관광객들의 필수코스가 되면서 차 없는 거리 곳곳에는 중국어를 함께 표기한 간판이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다양한 즐길거리와 먹거리가 생겨나면서 제주를 찾는 내국인들 사이에서도 제주에 가면 들러야 할 곳으로 꼽히고 있다. 여행객이 주로 찾는 곳인 만큼 씀씀이도 커 카드 결제 건당 이용금액(4만4290원)이 다른 지역 상권보다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