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아프리카 말리 테러로 숨진 민간인 20명 가운데 유일한 미국인 희생자 아니타 다타르 씨(41여) 사연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고 가디언 등이 21일 보도했다. 그가 평생 제3세계 빈곤 및 질병 퇴치에 헌신한 공공정책 전문가인 데다 7세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어서 미국 내 추모 열기가 뜨겁다고 덧붙였다.
미 국제 컨설팅회사 팔라디움의 직원 신분으로 최근 말리에 온 다타르 씨는 동료 2명과 함께 이번 테러가 벌어진 수도 바마코의 5성급 호텔 래디슨 블루에 투숙했다. 20일 오전 7시께 무장괴한들이 이 호텔에 난입해 투숙객 및 직원 20명이 숨졌고 이 과정에서 그도 희생됐지만 자세한 사망 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계 미국인인 다타르 씨는 1974년 미 동북부 매사추세츠 주에서 이민 1세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뉴저지 주 럿거스대에서 심리학 학사,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공공보건 및 공공정책 석사 학위를 딴 엘리트다. 그는 19971999년 말리 인접국 세네갈에서 2년간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했고 인도 첸나이에서 빈곤 여성을 돕는 비영리단체도 조직했다. 2012년 팔라디움에 입사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나이지리아 등을 돌며 에이즈 퇴치를 포함한 아프리카 보건 향상에 힘써왔다.
클린턴 전 장관은 다타르 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아니타는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이자 미국의 관용정신을 대표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어린 아들이 짊어져야 할 짐을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진다고 애도 성명을 냈다. 이어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이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를 비롯한 테러단체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역시 성명을 통해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밝혔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