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강국 일본의 고속열차 신칸센이 미국에 처음 수출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30일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와 휴스턴을 연결하는 400km 길이의 고속철 노선이 신칸센 방식을 채택한다고 보도했다. 고속철 사업을 추진하는 텍사스 센트럴 파트너스(TCP) 관계자는 신칸센 기술을 사용할 것을 100% 약속하며 2021년에 영업을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한다.
텍사스 고속철이 완성되면 자동차로 3시간 이상 걸리던 구간을 1시간 반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TCP는 현재 100억120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14조 원)에 이르는 공사비 조달을 진행 중이며 일부는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에서 융자를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사업이 예상대로 이뤄지면 신칸센은 이달에만 인도에 이어 두 번째 수출에 성공하는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달 중순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뭄바이아메다바드 구간 505km에 대한 신칸센 수출을 확정한 바 있다. 공사비 150억 달러(약 17조6000억 원) 중 80%가량을 차관으로 지원하는 조건이었다.
신칸센은 일본 정부가 주력하는 인프라 수출의 핵심이다. 일본은 1964년 세계 최초로 고속철을 도입한 이후 반세기 넘게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신칸센은 안정성과 정확성 측면에서 다른 나라의 고속철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해외 고속철 수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일본은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반둥을 잇는 150km 구간의 고속철 사업에서 중국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당시 일본에 기울던 사업권이 막판에 정부 보증이 없다는 조건을 받아들인 중국으로 넘어갔다. 당시 중국이 제시한 건설 단가는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당시 일본 정부 대변인이 이해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스럽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월 미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미국이 합작해 로스앤젤레스라스베이거스 구간(370km)에 고속철을 건설하기로 했다. 중국은 그 밖에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고속철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