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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과 부모님 마음 돌려놓기

Posted June. 02, 2016 07:26,   

Updated June. 02, 201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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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 돌린 여자친구의 마음, 어떻게 해야만 되찾을 수 있을까? 인터넷을 검색하면 이런 고민으로 가슴앓이하는 이들을 위한 ‘재회 컨설팅’ 업체들 광고가 줄줄이 이어진다. 재회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는 전화 상담부터 현장 출장 이벤트까지 다양하다. 수수료는 1회 상담에 4만∼20만 원대에 이른다.

 ▷4·13총선 때 호남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의 지도부는 요즘 ‘호남민심’ 회복 방안을 놓고 의견차를 드러내고 있다. 야권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의 유권자들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면서 더민주를 심판했다. 더민주 내부에서는 싸늘해진 호남을 ‘여자친구’로 바라보는 쪽과 ‘부모님’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문제를 푸는 방법론도 달라진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이 ‘여자친구론’, 문재인 전 대표와 송영길 의원 등은 ‘부모님론’을 지지한다. ‘여자친구론’ 편에서는 ‘애인이 싫어져 떠난 여친에게 스토커처럼 매달리면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이성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주자’며 ‘냉각기’를 주장한다. 반면 ‘부모님론’ 측에선 “무슨 소리냐. 부모님이 화내시면 더 자주 뵙고 마음을 풀어드리는 게 도리”라며 받아친다. 호남의 속내는 과연 어느 쪽일까. 아무리 얘기해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남친에게 질려버린 여친처럼 결별의 최후통첩을 보낸 것일까. 하는 짓은 미워도 절대 자식을 내칠 수 없는 부모의 심정으로 또 한번 회초리를 든 것일까.  

 ▷헤어진 여친 마음을 돌리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컨설팅 업체들은 재회의 열쇠는 ‘당신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여친을 되찾고 싶다면 우선적으로 여친의 속마음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사귀는 동안 잘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고쳐 나갈지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 그저 임시방편으로 적당히 둘러대거나 궤변을 늘어놓으면 관계회복은 물 건너간다. 떠난 여친을 그리워하는 남친뿐 아니라 ‘호남 구애’에 나선 더민주가 새겨들어야 할 조언인 것 같다.

고 미 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