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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메시... ‘역적’ 호날두

Posted June. 20, 2016 06:59,   

Updated June. 20, 201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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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세계 최고의 공격수를 놓고 경쟁 중인 리오넬 메시(29·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의 희비가 엇갈렸다.

 메시는 19일(한국 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주 폭스버러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2016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 8강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메시는 A매치 통산 54호 골을 넣어 가브리엘 바티스투타가 보유한 아르헨티나 역대 개인통산 최다골과 동률을 이뤘다.

 소속팀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경험한 메시이지만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나선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코파아메리카 등 메이저대회에서는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혀 부진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교체 선수로 나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4골을 터뜨리며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메시 외의 선수들이 부진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는 곤살로 이과인(2골), 세르히오 아궤로(1골) 등 공격수들이 모두 골을 터뜨리며 막강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23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아르헨티나는 4강전에서 개최국 미국과 맞붙는다.

 메시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호날두는 같은 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유로 2016(유럽축구선수권)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후반 34분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실축한 포르투갈은 0-0으로 비겼다. 포르투갈은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면서 조 3위가 돼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호날두는 이날 개인 통산 128번째 A매치에 출전해 포르투갈 선수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지만 부진한 경기 탓에 빛이 바랬다. 그는 “A매치 최다 출전 선수가 된 것은 자랑스럽지만 이런 방식(무승부)으로 기록을 달성하고 싶지는 않았다. 승리하지 못해 슬프다”고 말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스웨덴)와 함께 대회 통산 득점 3위(6골)인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통산 최다 득점 기록(9골·미셸 플라티니)에 도전 중이지만 부진 기간이 길어지면서 기록 경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브라히모비치도 조별리그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일부 축구팬들은 대회를 앞두고 호날두가 찍은 스포츠용품 광고에 빗대 그의 부진을 비난했다. 광고에서 호날두는 경기 도중 볼보이와 충돌해 몸이 바뀌는 해프닝을 겪는다. 축구팬들은 “‘득점 기계’ 호날두는 사라지고 그의 몸속에 볼보이 소년이 들어와 있는 것 같다”고 풍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