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June. 22, 2016 07:13,
Updated June. 22, 2016 07:42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면 바로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게 된다.”
해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86·사진)가 23일로 다가온 브렉시트 투표 결과 영국이 유렵연합(EU)을 벗어나는 순간 즉각적인 경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로스는 20일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문에서 “EU 탈퇴가 확정되는 즉시 극적인 충격파가 영국의 금융시장과 투자, 물가, 일자리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영국인이 브렉시트가 자신의 가계경제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 하지만 이는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며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할 것이며 이것은 모든 가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로스는 1992년 영국과 독일이 유럽 내 경제 주도권 싸움을 하면서 통화전쟁을 벌였을 때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한다는 쪽에 100억 달러(약 11조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10억 달러(약 1조1500억 원)라는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이로 인해 ‘영란은행(영국 중앙은행)을 파산시킨 남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소로스는 브렉시트로 인한 파운드화 가치의 하락 폭은 24년 전 폭락 당시의 15%보다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에 파운드화 폭락에 투자한 ‘큰손’들은 24년 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큰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시민은 가난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로스는 “브렉시트로 맞게 될 블랙 프라이데이가 끝이 아니다. 연쇄적인 경제 충격파가 일반 사람들을 덮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도 2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가 실행된다면 영국에 불이익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 회장은 주력 기업 중 하나인 CK허치슨홀딩스의 수익 중 37%가 영국에서 발생할 정도로 영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리 회장은 3월에 이어 영국이 EU를 탈퇴한다면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고 거듭 밝혔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