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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니 전뉴욕시장 막말행진…트럼프 친위대로 완벽 변신

줄리아니 전뉴욕시장 막말행진…트럼프 친위대로 완벽 변신

Posted October. 04, 2016 07:11,   

Updated October. 04, 201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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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못지않은 ‘막말 제조기’로 떠오른 인물이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사진)이다. 2001년 9·11테러 당시 뉴욕 시장으로서 혼란을 성공적으로 수습해 ‘미국의 시장(America's Mayor)’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줄리아니가 트럼프의 친위대로 완벽하게 변신한 것이다.

 줄리아니는 지난달 26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불륜 스캔들 당시) 힐러리는 남편 편에 섰다”며 “(불륜 사실을 몰랐다면) 대통령이 되기에 너무 멍청한 것”이라고 클린턴의 사생활을 공격했다. 2일엔 NBC방송에 출연해 진행자가 “(외도 경력이 있는) 당신이 남의 결혼 생활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고 묻자 “(외도 경험은) 누구나 있다”고 말해 또다시 논란을 빚었다.

 줄리아니와 트럼프는 30년이 넘는 오랜 친구 사이다. 하지만 줄리아니는 지난해 12월엔 트럼프의 무슬림 추방 계획에 대해 “수정헌법 1조 위반”이라며 반대했으며 올 2월엔 트럼프가 멕시코인을 ‘강간범’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뒤처진 생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가 중도 보수로서 리더십이 가장 빛났던 것은 9·11테러가 터진 직후였다. 줄리아니는 무슬림에 대한 혐오 범죄를 우려하며 “우리는 광기와 끔찍한 혐오와 싸우고 있다”며 사태를 수습했고 2001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도 선정됐다.

 이랬던 줄리아니가 극우 성향에 가까운 트럼프를 위해 변신한 모습에 미 시사교양지 ‘뉴요커’의 젤라니 코브는 8월 “설명하기 어렵다. 줄리아니의 끔찍한 마지막 무대”라고 불렀다. 재선을 고려해야 하는 현역 정치인도 아닌 그가 느닷없이 외국인 혐오자의 편을 들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월 “줄리아니가 17년 전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클린턴과의 대결을 마침내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0년 뉴욕 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며 클린턴과의 맞대결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나 전립샘암 진단을 받고 사퇴한 줄리아니가 “개인적 감정을 갖고 성역 없는 공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당시 줄리아니는 “의원이 되는 것보다 클린턴을 이겨 얻게 될 명성에 더 관심이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