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여전히 ‘일본해’..무심한 대학-기업 홈피

여전히 ‘일본해’..무심한 대학-기업 홈피

Posted November. 15, 2016 07:07,   

Updated November. 15, 2016 07:15

ENGLISH
 9월 해양수산부는 산하 8개 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제공 중인 지도에 동해(East Sea)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된 것이 알려지며 곤욕을 치렀다. 동해보다 일본해 표기를 우선시하는 미국 정보기술(IT)업체 구글의 지도 서비스 ‘구글 맵(Google Map)’ 글로벌 버전을 무심결에 사용하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해수부는 국회의 지적 후 홈페이지의 일본해 표기 지도를 삭제했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는 구글의 일본해 표기 지도를 쓰는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기준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FEC), 서울대 인권센터, 연세대 외국어학당,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녹색연합 등 정부와 대학,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신세계파주아울렛 등 대기업과 외국인을 상대하는 숙박업소, 외식 프랜차이즈가 일본해 표기 지도를 쓰고 있었다.

 대부분 구글의 지도 운영방침을 인식하지 못해서 나온 현상이었다. 구글은 세계적으로 논란이 있는 지명에 대해서는 중립을 이유로 자사 방침을 우선시한다. 구글 맵 글로벌 버전(map.google.com)에선 동해와 독도가 각각 일본해,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돼 있다. 간단한 설정이면 동해 표기 지도를 쓸 수 있다. 보통 구글 맵에 접속할 때 주소 창에 map.google.com을 입력하면 접속 위치에 따라 국가별 버전으로 자동 변환된다. 하지만 별도의 홈페이지 내부에 map.google.com을 심어 놓으면 접속 위치 반영 없이 글로벌 버전이 그대로 노출된다. 이럴 경우 국가코드를 지명하거나 map.google.co.kr로 바꿔야 일본해가 동해로 표기된다.

 실제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다산네트웍스처럼 일부 기관과 기업은 사전에 한국으로 국가 설정을 해놓아 동해로 표기된 구글 맵을 쓰고 있다. 해수부 해양영토과 관계자는 “홈페이지 제작은 대부분 외주로 맡기니 사후 검증이 부족했다. 문제를 인식하고 조치했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의 일본해 표기 구글 맵 사용 문제는 10년 넘게 제기돼 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수년간 지적된 문제가 고쳐지지 않는 건 우리 내부의 무관심 때문”이라며 “일본해 표기 지도를 올린 기관과 기업들의 실수에 대해서는 비난 대신 이를 바로잡도록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 글로벌 버전의 일본해를 동해로 바로잡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