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January. 06, 2017 07:12,
Updated January. 06, 2017 07:28
류 화백(1920∼1995)은 생전 1983년, 1990년에 단 두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김성은 현대화랑 기획팀 실장은 “1949년 열린 제1회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뒤 개인의 작품 활동을 전시를 통해 알리기보다는 미술계 운영과 후학 양성에 집중한 까닭”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20, 30대 때 서정적 리얼리즘 회화를 선보이다가 40대에 접어들어 비구상의 반추상 회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1980년대부터는 색면 분할과 기하학적 추상 회화에 매진했다. 이번 전시에는 40대 이후의 작품 30여 점을 공개한다.
“내 그림을 살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팔 생각은 더더구나 없다. 그림 (거래) 일로 안색을 바꾸는 것도 싫고 돈 받으려고 머리 조아리는 일은 죽기보다 더 싫다. 차라리 밥 굶는 편이 낫다.”
류 화백이 남긴 글이다. 그를 대하는 화상(畵商)의 마음은 타들어갔겠지만 숱하게 접한 유명 작품과는 묘하게 다른 결이 느껴진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궁금함을 풀기 위해 움직인 붓질의 흔적. 꼼꼼하고 두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