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July. 04, 2017 07:36,
Updated July. 04, 2017 07:50
우즈베키스탄에 사는 고려인 2세 김용택(블라디미르 김) 작가는 ‘백년 후의 만남’이라는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민족 정체성은 조금씩 옅어져도 모국은 여전히 고려인 동포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주지시키는 내용이다.
올해는 1937년 이오시프 스탈린 당시 소련 서기장이 자행한 고려인 강제이주 80년이 되는 해다. 유라시아에서도 고려인 사회의 중심지인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이를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고려인 이주를 기념하는 상징물이 설치되는 건 80년 만에 처음이다.
유라시아를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현지 시간) 고려문화협회 주최로 타슈켄트 ‘서울공원’에서 열린 ‘고려인 이주 80주년 기념비’ 제막식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서울공원은 2014년 서울시가 양국의 우정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 박 시장은 “어머니의 나라 한국은 고려인 동포를 여전히 자랑스러운 우리 민족으로 생각한다”며 “여러분이 고국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념비에는 ‘고려인 이주 80주년을 즈음하여 고려인들을 따뜻한 친구로 맞아준 우즈베키스탄인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라는 글귀가 한국어와 우즈베키스탄어, 러시아어로 새겨졌다.
한때 고려인 수가 25만 명에 달한 우즈베키스탄에는 현재 약 18만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유라시아 국가 중 고려인이 가장 많다. 그중 약 6만 명이 타슈켄트에 거주한다. 이들은 소수민족의 한계를 딛고 주지사, 상원의원 같은 주요 관직에 진출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는 한국에 사는 고려인의 생활을 돕는 ‘고려인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또 우즈베키스탄 현지 한국어 교육기관에 교재를 기증하는 등 시 차원의 협력도 벌일 계획이다. 박 시장은 이날 샵카트 미로모노비치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우스마노프 타슈켄트 시장과 만나 정책 협력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