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August. 16, 2017 07:37,
Updated August. 16, 2017 07:53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누구도 대한민국 동의 없이 (대북)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도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북-미 간 전쟁 위협이 일단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자 문 대통령이 다시 한번 ‘한반도 운전석론’을 내걸며 북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한 72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통한 분단 극복이야말로 광복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길”이라며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각에서 대북 선제타격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북-미 양측 모두 ‘쿨다운’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안보를 동맹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북-미 간 대치 구도로 잠시 멀어졌던 한반도 안보의 ‘운전석’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높여 나가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 중단과 대화 재개도 촉구했다.
한편 북한은 괌에 대한 최종 공격안이 완성됐다고 선언하며 미국에 대한 위협 강도를 높였다. 괌 포위사격을 처음 언급한 지 닷새 만이다. 김정은은 전날 전략군사령부에서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미국놈들이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미국이 먼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전면 전쟁’을 언급하던 기존 태도에서 한발 물러섰다.
특히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앞에 놓인 ‘전략군 화력 타격 계획’ 등 작전 지도 여러 장을 노출시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도에는 괌 타격 시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군 당국의 예상과 달리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인근에서 괌까지 미사일 궤적으로 추정되는 선을 그어놓았다. 한미 정보당국의 혼선을 노리는 동시에 “파국을 피하고 싶으면 미국이 명분을 제공하라”는 시그널을 발신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