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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형의 설움을 詩로 토해낸 그

Posted January. 04, 2018 08:51,   

Updated January. 04, 201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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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명은 문둥이……/이건 참 어처구니없는 벌이올시다.”(벌·1973년)

 한센병이라는 천형(天刑)의 설움을 시로 토해내며 살았던 시인 한하운(본명 한태영·1920∼1975·사진)의 삶과 문학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한 책 ‘다시 보는 한하운의 삶과 문학: 나병과 좌익, 이중의 배제를 넘는 생의 노래’(소명출판)가 최근 출간됐다.

 인천 부평구 부평역사박물관에서 시인과 관련된 연구 자료를 모아 책으로 펴낸 것. 인천은 그가 월간 ‘신천지’에 첫 작품인 ‘나시인 한하운 시초(詩抄)’ 12편을 발표한 1949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주한 곳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그를 기리는 시비가 부평구 백운공원에 세워졌다.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난 한하운은 인천에 정착한 뒤 성혜원과 신명보육원을 설립하고 자신과 같은 병을 앓는 환자들을 돌보며 집필 활동을 이어갔다.

 저술에는 정우택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최원식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박연희 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 교수, 최옥산 중국 대외경제무역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책은 “한센병 환자의 억눌린 심사를 드러낸 시 ‘데모’ 속 표현으로 인해 한때 좌익으로 몰려 고초를 겪기도 했던 한하운은 우리 시단 최초의 하위자(下位者)였다”고 평했다.



손택균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