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평창 넘어 북핵’ 8일 판문점에 달렸다

Posted January. 08, 2018 08:41,   

Updated January. 08, 2018 09:29

ENGLISH

 

남북이 내일(9일) 2년 1개월 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남북 정상이 직접 나서 ‘속전속결’로 이끌어낸 회담이다. 관망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일단 남북대화에 힘을 싣고 나섰다. 이제 관심은 한반도에 불어오는 훈풍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넘어 어디까지 이어지느냐로 쏠린다.

 북한은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이틀 앞둔 7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5명의 대표단 명단을 통보했다. 전날 한국이 남측 대표단 명단을 통보한 지 하루 만에 남북 회담 라인업이 구축된 것이다.

 북한 대표단에는 리 위원장 외에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이 포함됐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으로 구성된 남측 대표단과 격(格)을 맞춘 것이다. 남북은 2013년 장관급 회담을 준비하다가 북한이 대표로 조평통 서기국장을 보내겠다고 통보하자 갈등 끝에 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이번 회담은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간접회담 성격을 띠고 있다. 김정은의 신년사에 환영 메시지를 낸 문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를 이끌어내는 등 전례 없는 속도전으로 회담 성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회담 상황도 청와대와 주석궁으로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정부 소식통은 “청와대와 남북회담본부에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회담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북측엔 음성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단 평창 올림픽 논의에 집중할 방침이다. 다만 큰 틀에서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평창에 파견될 북한 고위급 대표가 누구냐에 따라선 올림픽 기간 북핵 문제의 진전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측 대표단의 평창 참가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이번 주 스위스 IOC 본부를 찾아 북한 선수단 지원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북한 출전권 확대 등) IOC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남북 회담 이후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 가능성을 내비치며 해빙 기류에 힘을 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과 당장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남북)은 지금은 올림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시작이다. 큰 시작”이라고 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 ·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