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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 도발 억제위해 전략무기 전진배

Posted January. 18, 2018 10:02,   

Updated January. 18, 201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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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결정으로 남북 간 해빙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미국은 대북 군사압박의 끈을 더 조이고 있다. 연초부터 한반도 주변에 전략무기를 잇달아 전진 배치하면서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 유화공세가 언제라도 핵·미사일 도발로 표변할 수 있다고 보고 철저한 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군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의도를 위장평화전술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화해 뒤 도발을 감행한 전례를 답습한다면 초고강도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 전략폭격기, 핵항모, 핵잠…한반도 인근 총전개

 구체적 작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괌 앤더슨 기지에 B-2 스텔스폭격기(3대)와 B-52 전략폭격기(6대)를 총 9대나 배치했다. 두 기종 모두 미 본토에서 논스톱으로 날아왔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역내 억지력 유지와 동맹국의 지속적 방어공약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대북 군사압박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괌은 아시아태평양의 허브기지이자 한반도 유사시 미 전폭기의 출격기지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때마다 괌의 B-1B 전략폭격기가 수시로 한반도로 전개됐다. 지난해 9월에는 사상 최초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까지 날아가 무력시위를 벌였다. 군 당국자는 “핵공격이 가능한 전폭기의 괌 증강 배치는 핵우산 등 대한(對韓) 확장억제가 한 치 빈틈이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에는 핵·미사일 도발을 단념하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핵추진 항공모함도 한반도 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달 초 미 해군은 샌디에이고 기지의 칼빈슨 항모를 서태평양 지역으로 출항시켰다. 칼빈슨 항모는 조만간 이지스 순양함들과 합류해 미 7함대의 작전구역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이후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의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과 함께 한반도 인근 해역에 포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중소국가의 해공군력과 맞먹는 항모전단이 2개나 한반도 주변에 배치되면 북한은 상당한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일 내 미 해군의 핵추진잠수함(버지니아급) 1척이 물자 보급을 위해 진해항에 입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잠수함은 사거리 2500km급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적국 핵심 표적의 동시다발적 정밀타격을 할 수 있다.

○ “미, 북한과의 충돌 대비해 중대한 훈련 중”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전쟁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미 본토 곳곳에서 공격 헬기, 대형 수송기 등 대규모 무기장비와 병력이 참가하는 공습·수송훈련이 대북 전쟁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 하원 군사위원회 맥 손베리 위원장(공화·텍사스)이 16일(현지 시간) “미군은 북한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매우 중대한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베리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매우 심각히 검토하고 있다. 이는 매우 중대하다”며 “이런 준비가 사용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성훈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직전 고출력마이크로웨이브(HPM)탄을 쏴 무력화하는 방안이 미국의 유력한 대북 군사옵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아산정책연구원에서 펴낸 보고서에서 유사시 미국은 한국 동의를 구하지 않고 북한의 특정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국방부가 최근 개발을 완료한 HPM탄을 B-52 전폭기에 탑재되는 순항미사일(사거리 1000∼2500km)에 실어 북한에 쏘는 방안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일명 ‘e폭탄’으로 불리는 HPM탄은 20억 W의 전력을 분출해 수백 m 반경의 모든 전자기기를 고철로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천후 공격이 가능하고 인명 살상 등 북한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미국의 (핵 불용) 의지를 강력히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 ·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