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한국실에서 ‘금강산 특별전’이 열린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과 한국실 개관 20주년을 맞아 금강산을 세계인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6일(현지 시간) ‘금강산: 한국 미술 속의 기행과 향수’를 주제로 5월 20일까지 특별전을 연다고 밝혔다. 대니얼 웨이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회장은 이날 금강산 특별전 기념식에서 “한국실 20주년과 평창 올림픽에 맞춰 금강산을 소재로 특별전시회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겸재 정선이 금강산을 다녀와서 1711년에 그린 진경산수화 ‘정선필 풍악도첩’(보물 1875호) 등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대박물관 등이 소장한 금강산 작품 21건, 27점이 이번 특별전에서 선보인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지난해 구매한 도암 신학권의 ‘금강내산총도’도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 작가 중에선 금강산을 10여 차례 다녀온 서양화가 신장식 국민대 교수 등의 작품도 소개됐다. 이소영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큐레이터는 “조선 후기 화가들은 겸재 정선을 당대의 ‘아이돌’로 생각해 화풍을 따라 그렸다”며 “뉴욕에서 한국의 진경산수화를 선보일 수 있어서 뜻깊다”고 말했다.
북한이 참가하는 평창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북한의 금강산을 소재로 한 전시회가 맨해튼에서 열리자 미국 언론들도 관심을 보였다. 언론인 리 로젠바움 씨는 “금강산이 갖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며 “웅장한 산세와 화려한 (금강산) 그림은 낭만적”이라고 말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금강산은 한국인들이 힘든 일을 겪을 때면 떠올리는, 향수가 있는 곳”이라며 “다이아몬드 마운틴(금강산)이라는 이름처럼 세계인의 가슴 속에 다이아몬드처럼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