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駐호주 美대사에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지명…中 발끈

駐호주 美대사에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지명…中 발끈

Posted February. 13, 2018 07:56,   

Updated February. 13, 201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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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언행으로 태평양을 태평하지 못하게 만들어 온 일본계 장성 해리 해리스가 주호주 미국대사에 임명되면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안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해리스 미군 태평양사령관(62)을 호주대사에 지명하자 11일 중국 관영 매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신화(新華)통신은 해리스 사령관을 ‘미국 아태 정책의 매파(강경파)’ ‘오늘밤에라도 전쟁을 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과격분자’ 등으로 평가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신화통신이 이제 막 지명된 해리스 사령관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은 배경이 주목된다. 우선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인 해리스 사령관을 호주대사로 지명한 것은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해리스 사령관 개인에 대한 적의가 반영됐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전방위 외교 공세에 밀려 미국의 아시아 입지가 좁아지자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 태평양 전략을 내놓았다. 대표적 참가 국가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이다. 신화통신은 “아태 지역을 잘 알고 있는 해리스를 호주대사로 지명한 것은 의심할 바 없이 이를 고려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영국 BBC 중문판도 해리스 사령관의 호주대사 지명은 인도 태평양 전략의 전체적인 포석에 따른 것이라는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해리스 사령관은 특히 주변국들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군사행동을 벌이고, 인공섬에 군사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는 중국을 ‘남중국해의 도발자, 확장주의자’라고 비판하며 “남중국해에서 중국군의 군사행동을 제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리스가 이끄는 미 태평양사령부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중국 인공섬 가까이로 군함을 진입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여러 차례 펼치며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호주는 지난해 9∼11월 남중국해 등에서 일본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 13개국 해군이 참가한 ‘인도 태평양 연합 군사훈련’에 처음 동참했다. 또한 지난해 말 발간한 외교백서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를 비판하는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 역할에 충실해왔다. 이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현재 최악인 상태다. 중국으로서는 해리스 사령관의 호주대사 지명으로 미국에 한 방 먹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호주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말기인 2016년 9월 이후 공석이던 미국대사에 해리스 사령관이 지명되자 크게 반기고 있다.

 미국은 최근 국방보고서 등을 통해 중국을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다. 미국은 호주 북부 해안에서 매년 벌여온 미-호주 연합 군사훈련의 규모를 올해 3월 크게 확대하는 한편 중동 지역의 미군을 줄이고 동북아 배치 해병대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사령관에 대한 중국의 적개심은 그가 일본계라는 점도 작용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어릴 때 미국으로 이주한 그의 아버지는 주일미군 상사였고 어머니는 일본인이다. 일본은 미국의 중국 견제, 포위 전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전에도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공격성이 갑자기 커진 이면에 해리스의 (일본계) 혈통 등이 있음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때에는 중국이 회담 전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대사를 통해 해리스 사령관의 교체를 미국에 요구했다는 설이 제기된 적도 있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