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의 중국 수난사
Posted February. 28, 2018 08:15,
Updated February. 28, 2018 08:15
‘곰돌이 푸’의 중국 수난사.
February. 28, 2018 08:15.
by 고 미 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위안스카이(1859∼1916)는 중국 근대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려놓은 인물. 중화민국 초대 임시대총통에 취임한 쑨원에게 권력을 넘겨받고는, 황제가 되려는 야심에 ‘공화제’의 약속을 걷어찼다. 1915년 12월 스스로 황제에 올랐으나 민심은 들끓었고 결국 80여일 만에 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임제한 철폐 개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통제하기 위해 온라인 검열을 강화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이민’ ‘동의하지 않는다’ 같은 단어를 쓰면 차단된다. 위안스카이의 이름도 검열 대상에 올랐다. 한 누리꾼이 ‘위안스카이를 부활하려는 꿈이 조국에서 되살아났다’고 올린 글이 빌미가 됐다. 어쨌거나 황제의 야심이나 역사의 퇴보라는 측면에서 둘이 닮은꼴임을 자인하는 꼴이다.
▷개헌의 불똥은 디즈니의 만화 캐릭터 ‘곰돌이 푸’까지 튀었다. 웨이보 등에서 곰돌이 푸를 검색하면 ‘관련법과 규정에 따라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2013년 시 주석이 방미했을 때 곰돌이 푸란 별명을 얻으면서 죄 없는 푸는 연거푸 중국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장난감 차를 탄 푸와 시 주석을 비교한 사진은 2015년 가장 많이 검열됐을 정도다. 작년 시진핑 집권 2기를 시작하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전에도 푸의 중국어 검색은 불가능했다. 만화캐릭터를 이용한 비판까지 원천봉쇄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그럼에도 시진핑 장기집권에 대한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어느 네티즌은 ‘제정(帝政)을 무너트리는데 100년이 걸렸고 개혁개방을 하는데 40년이 걸렸다.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외쳤다. 미국에 망명한 텐안먼 운동의 지도자 왕단은 공개 성명에서 “시진핑의 황제 야심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이는 중국 인민들에게 큰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한말 이 땅의 내정과 외교를 간섭했던 위안스카이의 횡포와 오만방자한 태도는 악명이 높았다. 그 망령이 21세기 새로운 황제의 등극으로 되살아나면 우리에게도 또 다른 재앙이 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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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스카이(1859∼1916)는 중국 근대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려놓은 인물. 중화민국 초대 임시대총통에 취임한 쑨원에게 권력을 넘겨받고는, 황제가 되려는 야심에 ‘공화제’의 약속을 걷어찼다. 1915년 12월 스스로 황제에 올랐으나 민심은 들끓었고 결국 80여일 만에 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임제한 철폐 개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통제하기 위해 온라인 검열을 강화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이민’ ‘동의하지 않는다’ 같은 단어를 쓰면 차단된다. 위안스카이의 이름도 검열 대상에 올랐다. 한 누리꾼이 ‘위안스카이를 부활하려는 꿈이 조국에서 되살아났다’고 올린 글이 빌미가 됐다. 어쨌거나 황제의 야심이나 역사의 퇴보라는 측면에서 둘이 닮은꼴임을 자인하는 꼴이다.
▷개헌의 불똥은 디즈니의 만화 캐릭터 ‘곰돌이 푸’까지 튀었다. 웨이보 등에서 곰돌이 푸를 검색하면 ‘관련법과 규정에 따라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2013년 시 주석이 방미했을 때 곰돌이 푸란 별명을 얻으면서 죄 없는 푸는 연거푸 중국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장난감 차를 탄 푸와 시 주석을 비교한 사진은 2015년 가장 많이 검열됐을 정도다. 작년 시진핑 집권 2기를 시작하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전에도 푸의 중국어 검색은 불가능했다. 만화캐릭터를 이용한 비판까지 원천봉쇄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그럼에도 시진핑 장기집권에 대한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어느 네티즌은 ‘제정(帝政)을 무너트리는데 100년이 걸렸고 개혁개방을 하는데 40년이 걸렸다.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외쳤다. 미국에 망명한 텐안먼 운동의 지도자 왕단은 공개 성명에서 “시진핑의 황제 야심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이는 중국 인민들에게 큰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한말 이 땅의 내정과 외교를 간섭했던 위안스카이의 횡포와 오만방자한 태도는 악명이 높았다. 그 망령이 21세기 새로운 황제의 등극으로 되살아나면 우리에게도 또 다른 재앙이 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고 미 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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