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5월이나 6월 초(in May or early June)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도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조-미(북-미) 대화’를 언급하면서 북-미가 10일 오전 동시에 정상회담을 공식화했다. 북-미가 회담 장소와 비핵화 해법을 두고 사전 접촉에서 어떤 결론을 내느냐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은 물론이고 한반도 대화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북한과 접촉했다”고 밝힌 뒤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우리 대북 특사단을 통해 전달받은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한 뒤 북한과의 사전 접촉 사실과 함께 비핵화 의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사전 접촉 과정에서) 북-미 양측이 서로를 대단히 존중(great respect)했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관계가 아주 오래전에 그랬던 것보다는 훨씬 더 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은 10일자 노동신문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의 전날 개최 내용을 전하며 “최고영도자 동지(김정은)는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되는 북남수뇌(남북정상) 상봉과 회담에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당면한 북남관계 발전 방향과 조미(북-미)대화 전망을 심도 있게 분석 평가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김정은 지시로 미국과도 본격적인 대화에 나섰다는 것을 북한 주민에게도 알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미는 정보기관 간 물밑 접촉에서 비핵화 검증 프로세스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이 핵사찰 등에 대해 진전된 자세를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회담을 공식화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인찬 hic@donga.com · 신진우 niceshin@donga.com